<밤문화의 꽃 여자, 여자, 여자>

밤문화에도 다양한 밤문화가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미진 골목의 술집이든, 고급 인테리어로 치장된 호텔의 라운지든 나름대로의 매력을 느끼며 술맛에 빠져들 것이다. 그런가 하면 라이브 밴드의 다이나믹한 음악을 좋아한다거나 나이트 클럽에서 댄스를 즐기는 사람 또한 밤문화를 충실하게 즐기고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나름대로 밤문화를 대표하는 모습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밤문화에 어울리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여자 문제다. 밤문화를 목적으로 필리핀에 간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씩 접하게 되는 필리핀 여자. 그들은 과연 우리와는 어떻게 다르며 어떤 매력이 있는지 일단 살펴보고자 한다.

단면을 가지고 전체를 판단한다거나 혹은 전체를 규정짓는 일이란 상당히 위험한 일이나 어차피 전체를 일일이 파악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작은 단면으로 개괄적 특정을 묘사하고자 한다. 이 또한 모든 여성들의 특징이라곤 할 수 없고 밤문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특수한 직업군의 여성들만 대상으로 하는데다 글쓴이의 주관적인 규정에 국한되므로 필리핀이란 나라의 전체 여성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개념과 사실은 스스로 판단하거나 또는 핵심만 간추려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마닐라는 현재 필리핀의 수도로 많은 지방거주자들이 취업과 생활을 위해 이주하는 곳이므로 이곳에서는 많은 지방 출신들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배경은 마닐라의 밤문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여자들로 한정하고 거슬러 필리핀 여자들의 특성을 유추해보자.

이국적인 외모
일단 미모의 절대적 기준을 논하기 전에 이들이 가진 외모는 상당히 이국적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인종 자체가 다른, 특이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작은 키에 마른 몸매, 큰 눈에 넓적한 코, 하나같이 긴 생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가 이들을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단지 외모적으로는 한 수 아래라 할 수도 있는 이들이 관광객인 이방인의 눈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짧은 기간에 깊은 추억을 얻고자 하는 여행자들의 착각만은 아니다. 이국적이라는 특이함 말고도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선척적인 친화력
이들이 가진 가장 커다란 특징은 이국적 이질감을 뛰어 넘는 선천적 친화능력이다. 비록 외모가 다르고 그 문화가 다르다곤 하지만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깊은 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밤문화를 위해 또는 생계를 위해 웃음을 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삶의 한 방식일 뿐이고 생활의 연속일 뿐이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라의 밤문화에는 우리와는 다른 애매한 특징 아닌 특징이 있다. 우리의 밤문화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사회적으로 그 생활이 일반인들의 삶과 다른, 나름대로 특별한 방식으로 삶을 지속해야 하지만 필리핀 밤문화 여자들의 사고와 생활방식은 평범한 시민들과 커다란 차이가 없다. 특히 이들을 받아들이는 시민들 또한 그 시각적 편견이 우리에 비해 확실하게 작다.

따라서 때로는 밤문화에 종사하는 여자들이 바로 평범한 시민일 수 있고 평범한 시민도 어느 날 갑자기 밤문화에 종사할 수 있다. 그것은 어느 나라나 같은 상황이지만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매우 관대하다. 이들이 밤문화와 관련된 일에 종사할 때도 그들 특유의 특성이 감추어지거나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저 본인들의 천성에 충실할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필리핀 여자들의 선천적 친화력은 매우 뛰어나다. 이질감이 느껴지던 외모의 이국적 특성도 단 10분만에 눈녹듯 사라지고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인양 매우 친한 느낌이 든다. 이것이 필리핀 여자, 아니 여자 뿐만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이 가진 가장 큰 민족적 특성이다. 이러한 민족적 특성은 밤문화에서도 그 매력을 발휘하여 밤을 쫓는 이방인들에게도 잠시 동안의 편안함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특히 정에 약한 한국 사람들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눈빛의 진실은?
밤문화를 통해 만난 여자들에게 단시간에 사랑에 빠지는 한국 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때로 이들은 필리핀 여자들의 애인이 되어주기도 하고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선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보내주는 성실한 서포터가 되기도 한다. 이미 여행을 마친 관광객의 입장에서도 자신을 바라보던 그 친근한 눈빛을 잊기 힘든 것이다. 거기에 날 때부터 갖춰진 주변의 가난한 환경,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밤문화 관련 업종에서 일하기를 원치 않는 한국인 특유의 사고방식으로 인해 많은 한국인들이 남몰래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 남자들의 사고로는 자신이 그녀만의 애인이 된듯 착각하고 있지만 그 착각의 순간에도 필리핀 여자들은 자신과 돈을 위해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고 또 하나의 다른 애인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밤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대부분 그렇듯 매일 매일 다른 손님을 만나고 다른 인연을 쌓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필리핀 여자들의 청순한 눈빛은 단지 돈을 받기 위한 거짓 눈빛일까? 정답을 꼭 짚어 말한다면 그렇지 않다. 이들의 눈빛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있다.

순수함과 단순함
필리핀 여자들의 특징을 가장 간단히 말한다면 그것은 순수함이다. 그 순수함이란 금방 화내고 금방 잘 웃으며 내일 걱정 없이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일종의 단순함이다. 이러한 순수함과 단순함을 갖춘 성격은 미래의 일보다는 현실의 즐거움을 더 추종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그들이 집착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란 눈앞의 현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으로 볼 때 필리핀 여자들은 비록 관광객일지라도 함께 있는 그 순간에 충실하게 대응한다. 이러한 그들만의 특징은 관광객으로 하여금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얼핏 들으면 구분이 가지 않을 순수함과 단순함이라는 두 단어는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구분이다. 순수함으로 인해 손님에게 진한 사랑의 감정을 표출할 수가 있으며 또한 특유의 단순함으로 인해 그 손님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감정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비록 손님과 종업원의 관계일지라도 혹은 너무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감정의 변화일지라도 그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친근감은 거짓만이 아니다. 다만 그 감정의 적응이 너무도 빨라 또 다른 손님에게도 그런 감정에 쉽게 빠져들 뿐이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선 오해와 착각은 금물이다. 비단 가식적인 웃음과 위선적 친근감은 아닐지라도 필리핀 여자의 눈에 한사람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